문재인 대표의 결단이 머지않아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호남에 지역기반을 둔 20명 내외 현역 국회의원들이 26일 오전 회동을 앞둔 가운데 당내는 문재인 대표를 둘러싸고 폭풍전야와 같은 불안한 고요에 휩싸여 있다. 또한 이같은 기류의 출처는 주승용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내 비주류측 인사들에게서 흘러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문재인 당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역대 이렇게 (매번 선거에서) 참패를 거듭하고도 끈질긴 대표는 없었다”고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주승용 후보. 주승용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이후 9개월 보름만에 문재인 대표에게 있어 갈등의 골이 가장 깊은 앙숙으로 변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전남 여수을)은 25일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개관식 참석차 광주를 방문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쓰러져가고 뿌리째 흔들리는 당은 리모델링 수준으로는 호남의 지지받을 수 없으니 근본적으로 싹 바꿔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가 ‘선당후사’를 솔선수범하고 사과요구에 답변해야한다”고 문재인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문-안-박 연대는 문재인 대표 혼자만의 독단’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지도부 거취 문제를 최고위원과 한 마디 협의 없이 결정했다”며 “문재인 대표가 ‘(내가 싫은 사람은 당을 나가려면 나가고, 해보려면 해봐라, 나가지도 못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무소속 천정배 의원까지 통합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내부가 시끄러우니 통합이 되겠느냐”고 문안박 연대에 대해 강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특히 문·안·박 지도체제와 관련 “연대로 권력을 분산한다는 것은 대표에게 없는 권한이어서 당헌·당규를 바꿔야 한다”며 “세명 모두 당의 소중한 자산인데 계란을 하나의 바구니에 담으면 계란끼리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반대의사를 재확인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어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구조일 경우) 대표는 기득권(연대 지분)의 3분의 1을 가지면서, 당원과 국민들이 선출한 최고위원들을 물러나라는 것은 초법적 요구”라며, 문안박 연대 관련 일찍이 문재인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당 소속 광주, 전남·북 의원들 모임(호남 의원)에 대해선 “지난주 광주에서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 연대(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제안과 호남의원 홀대 발언에 대해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며 “호남 민심 복원 없이는 내년 총선이 힘든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당일 있을 회동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일 회동의 주제에 대해선 “(문재인 대표의 호남 홀대에 대한) 호남의 목소리를 담은 성토장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그간 당대표에게 쓴소리를 해왔던 것에 대해 “대표에게 바른소리나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공천권을 노리는 사람’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호남 의원들을 무시하고 홀대하는 발언”이라면서 “문재인 대표가 입으로는 통합을 이야기하면서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또한 ‘호남권 의원들의 회동에서 문재인 대표에 대한 사퇴요구 결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17-18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보이는데, ‘친노’도 몇명돼 결의문에 반대할 것”이라며 “내가 알기로 추가 탈당을 위해 마음을 굳힌 일부 의원들은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여의도 정가에서는 26일 회동할 호남 현역의원 숫자가 20명 남짓 된다는 것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법 제33조는 당적에 관계없이 20인 이상의 국회의원이 모이면 국회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요건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국회 교섭단체가 되면 혜택이 많다. 우선 국고보조가 크게 늘어나는데, 국고보조금의 50%를 교섭단체 수로 나누어 우선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지게 된다. 즉, 호남의원들끼리 집당 탈당해서 신당을 창당해도 충분하다는 것으로, 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이상은 수권야당으로서 야권 전체를 대변하거나 당의 이익 여부에 따라 독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야당 안에서 ‘막강한 야당 견제세력’이 등장하는 것이다.

<한인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