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김영삼을 위한 김영삼에 의한 김영삼의 야합이라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14대 대선 야합 평가와 IMF 금융위기를 몰고온 장본인이라는 오점은 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화에 큰 공을 세웠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는 오병의 서울대병원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0시 22분에 우리병원(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혈액감염 의심 증세로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고 말해, 공식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가장 먼저 조문을 온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22일 새벽 2시 30분경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후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01호실에 마련됐으며,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이날 새벽 2시 30분쯤 가장 먼저 조문했다. 오병희 병원장은 또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비롯 가족들이 고인의 임종을 지켰다”고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두고 “민주화 운동의 큰별”이 영면했다고 공식 논평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논평을 낸 인물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으로 이날 2시 45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일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한국 민주주의의 거목으로 한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큰 지도자였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 김영삼 대통령이 22일 0시 21분(서울대병원측 기록은 22분)에 서거했다는 속보가 1시간 넘게 YTN 뉴스로 방송되고 있지만 정치권과는 달리, 이시각 새벽 서울시내 한 해장국집을 가득 매운 서울 시민들은 이렇다할 방응이 전혀 없었다. 식당 안에 걸린 벽시계가 당시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또한 “1992년 대통령 선거에 당선, 32년간의 권위주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문민정부를 출범 시켜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도입, 공직자 재산 공개 등 과감한 개혁을 단행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며 “특히 광주 민중 항쟁을 민주화 운동으로 승화시키고 신군부에게 광주 유혈 진압의 죄를 물은 것은 우리의 불행했던 과거사를 정리하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김성수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지난 14대 대선 당시와 IMF 경제위기에 대해선 “3당 합당, IMF 구제 금융 등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지워질 정치적 책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민주화에 대한 고인의 업적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김영삼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이날 새벽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큰 별이자 문민정부 시대를 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슴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김영우 대변인 역시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유가족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6-7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 23일간의 단식투쟁을 하는 등 온몸을 다해 민주화를 위해 싸웠고, 박정희 정권에 의해 가택연금과 염산테러를 당하고, 대한민국 1호 제명 국회의원에 등극하는 등 파라만장한 영욕의 정치인생을 엮어왔다.

하지만 김영삼 대통령은 이에 굴하지 않고 14대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는 금융실명제 시행과 하나회 척결 등 우리 사회의 개혁을 위해서도 과감한 정책을 성공시켰고 특히 내란죄로 처벌받은 전두환과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 군부독재에서 ‘광주사태’라 칭했던 광주민주화 운동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진 것은 역사적으로 대단히 높게 평가받아야할 대목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오열한 조문 인사도 있다. 대표적인 상도동계 인사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며 “상주의 마음으로 빈소에 머물겠다”고 애도의 비통한 마음을 표명하고 오열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역시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고 이날 예정됐던 강원도 춘천 ‘경제’ 관련 투어 일정을 모두 연기하면서, 오전 11시경에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겠다며 일정을 급히 변경했다.

<한인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