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폐지 박근혜가 하면 득표, 김무성이 하면 당분열?... 박근혜 VS 김무성, 공천과 총선 놓고 “갈 데까지 가보자!” 막장드라마?... 박근혜 ‘심기’ VS 김무성 ‘맷집’, 국민공천제 빅매치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공천은 박근혜 공약, 김무성 합의 반대 이유가 뭔가?... 공천권 포기는 박근혜가 공약했는데, 김무성이 하면 당분열이라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30일 청와대와 친박계를 향해 전면전을 선포한데 이어 1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와 계룡대에서 있은 ‘국군의 날’ 행사에 불참했다. 김무성 대표의 몽니인가?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공식적인 모든 행사에 불참했다.

정치권과 청와대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추석 연휴인 지난 9월28일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커져가는 양상이다.

양당 대표의 이같은 합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지난 9월25부터 28일까지 나라를 떠나있을 때 전격적으로 단행된 것이어서 청와대와 친박계의 입장으로서는 회심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자 청와대는 곧바로 침묵으로 닫혔던 입을 열었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5개 항목을 나열하며 김무성 대표가 ‘잘못했다’는 책임을 씌우고 싶었던 모양새다. 당일 친박계 역시 국회에서 김무성 대표에 대해 벌집을 쑤셔놓은 듯 예제서 성토를 쏟아냈고, 결국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에게 들릴 정도로 고성이 난무한 난장판이 벌어졌다.

친박계는 내년 총선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시작되면 인지도가 높은 비박계 인사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절대반대를 외치고 있다. 또한 최대한 친박계 인사들을 국회에 많이 입성시켜 자신의 집권말기에 찾아올 레임덕이라는 불청객과 퇴임후의 안전에 대한 보장 장치를 해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계산 역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되면 무위로 돌아갈 수 밖에 없어 절대 불가의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이같은 동병상련으로 청와대와 친박계는 본격적인 대김무성 함락 공세를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벽에 귀국하자마자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 역선택 방지 대책이 없다 ▲ 2%에 불과한 응답률로 무엇을 하나 ▲ 국민공천제는 과다한 비용을 초래한다 ▲ 현장투표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 내부 절차 없이 이뤄진 졸속 협상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5대 불가론을 애둘러 발표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김무성 대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결국 김무성 대표는 10월1일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한 당 안팍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최근 사위문제를 비롯 자신에게 불리한 면을 의식한 듯 기자들과의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거두어들이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언론을 통해 연일 당청에 대한 반항의 행보를 걷고 있다.

실례로, 김무성 대표가 1일 모든 공식적인 행사에 불참하면서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표와의 부산회동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전에 보고한 사안”이라고 폭탄과 같은 내용을 던져준다던지, “(청와대·친박계가) 당대표를 모욕... 오늘까지만 참겠다”, “어떤 X이 그런 표현을...” 등의 과격한 발언들을 기자들에게 서슴없이 들려줌으로써 박근혜 대통령과 전면전을 선포하는 파격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여의도 정가에서는 “‘김무성 찍어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제2의 유승민이 될 것”, “김무성 대표 맷집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김무성 대표가 참을만큼 참은 게 아니냐” “지금 이 상태로(청와대와 친박계가 계속적으로 김무성 때리기를 해왔던 상태)라면 김무성 대표가 설 자리가 전혀 없기에 ‘몰리면 문다’는 마지막 반응을 드러낸 것”이라는 등 추측이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간 ‘콕! 찍어내기 신공’을 분석해보면, 실제로 김무성 대표 자리는 백척간두에 있다. 하지만 이미 수개월 전부터 ‘김무성 찍어내기’ 진행형이었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자신이 선임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심기’를 건드린 것에 대해 제3의 힘을 동원 ‘찍어내기 신공’의 위력을 과시한 적이 있고, 또한 ‘배신의 정치를 국민들이 표로 심판해 달라’는 직설적 표현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찍어냈다.

이때 시점부터 여의도 정가에서는 실제 타깃은 ‘비박계’ 얼굴마담 김무성 대표였다는 정가의 소문을 김무성 대표가 모를 리 없다. 김무성 대표도 그간 맷집을 키운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가, 여기까지 왔다면 그야말로 ‘맥없이 무너질 무대가 아니다’라는 설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여의도 정가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무너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지론이 없지만, ‘김무성 대표가 결코 모양 좋게 혹은 청와대와 친박계가 원하는 모양새로 물러나진 않을 것’이라는 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때부터다. 김무성 대표의 부친 고 김용주 회장의 ‘친일 행적’ 논란이 불거지고 이에 앞서 김무성 대표가 쏟아낸 발언에 대해 막후에서 보이지 않는 분석가들이 등장해 김무성 대표의 발언들을 기묘하게 분석해 언론에 제공했다. 그리고 딸의 대학교수 특혜채용과 사위의 ‘상습마약복용 봐주기 수사 의혹’ 또한 김무성 대표가 극복해야할 악재인데, 이 모든 것들이 다소의 시차는 있으나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졌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일까? 특히, 사위 마약관련 의혹의 경우 청와대가 정보를 흘린 게 아니냐는 근거 없는 소문도 무성하다. 하지만, 위의 모든 사안들을 연계해 그 종착역을 가상해보면 공통분모는 ‘검찰’로 집약된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을 너무 좋아한다. 전 비서실장부터 총리, 법무부장관에 이르기까지 국가 사법권역과 행정권역을 불문하고 박근혜 정부의 맥락이 ‘검찰’라인으로 구성된 현실이고 보면 부인하기 어려운 현시점적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같은 검찰라인을 동원 전 통합진보당 해체부터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찍어내기를 비롯 ‘심기’를 거스르는 정치권 인사들 손봐주기를 해왔다.

김무성 대표는 맷집만 필요한 게 아니다. 신의 한수가 있어야 한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찍어내기 신공’에 거대 여당 대표인 김무성 대표가 허수아비처럼 맞아주고만 있을 인물도 아니다. 때문에 김무성 대표는 추석 연휴에 명절표심을 포기하고 거주지안으로 운신의 폭을 정한 다음 내공을 쌓았다. 그리고 김무성 대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부산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문재인 대표와 ‘대표들만 앓고 있는 동병상련’을 내세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합의한다.

김무성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절묘한 신의 한수였다. 청와대도 친박도 앞뒤 제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김무성 대표를 향해 일제히 집중포화를 퍼붓는 것을 보면, 신의 한수가 틀림없다. 김무성 대표가 오늘과 같은 공세를 예측 못했을 리 없다. 언론은 들끓는다. 기사거리가 삽시간에 많아졌고, 정국은 시간별로 새로운 기사거리를 양산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웅크린다. 언론이 들끓자 여론이 형성됐다. 청와대가 국회와 정치권의 공천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칫 공직자들이 국회와 총선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다보면 ‘공직 선거법 위반’이라는 빼도 박도 못할 자충수를 둘 수도 있다.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의 공세에 맞서야 되겠지만, 어찌됐던 청와대는 웅크린 모양새다. 1일 오후 김무성 대표가 기자들에게 흘린 ‘합의서 작성 전에 청와대에 알렸다’는 폭로성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김무성 대표와 현기환 정무수석이 지난 26일 만났다’는 발표를 같은날 내놓았다. 김무성 대표의 폭로성 발언에 마지못해 시인하는 청와대의 모양새다. 웅크린 청와대다.

김무성 대표는 칼을 뺐다. ‘정치 개혁’을 주장하며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린다. 그러기 위해 국민 공천은 물러설 수가 없다’는 액면 그대로의 주장도 좋지만, 김무성 대표 자신의 입지에 대한 안전장치로도 최상인 셈이다.

국민여론은 말한다. “국정을 이끄는 대통령과, 입법기관의 여당 대표가 ‘총선 공천’을 두고 서로 이익을 따져가며 하루건너 각을 세우는 모양새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한다는 것”이다. 즉, 국회의원을 국민이 뽑는데 왜 대통령이 나서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냐는 것이다.

국민의 눈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과식’으로 비쳤다. 3권 분립이 보장된 민주주의에서 입법·사법·행정을 모두 쥐겠다고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물불 안 가리고, 내 식구 네 식구도 없이 법과 원칙, 통념의 선을 마구 넘나드는 게 국민들의 눈에 읽히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옳을 것이다.

원론적으로 봐도 삼권분립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입법부인 국회 권위를 무리하게 짓밟아가면서까지 공천에 개입하고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조금도 거리낌없이 드러내놓고 해대는 민주주의 원칙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언론은 오히려 ‘국민공천’이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안이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시절과 당선 후의 입장은 180도로 바꿨다. 공약을 파기한 것이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대안을 내놓아야 할 차례다. 어떤 경선룰로 후보를 뽑고, 어떤 선거룰로 야당과 합의하여 어떻게 내년 총선을 치를 것인지.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 반대의사를 표명한 이상, 김무성 대표 찍어내기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대안이 있는 반대’를 해야 하는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한인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