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재차 촉구하고 나서자 김무성 대표가 급기야 회의를 중단하면서 회의장이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다.

발단은 유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한 김태호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너무한다”고 지적한 데서 비롯됐다.

김 최고위원이 “유 대표 스스로 ‘나는 콩가루가 아니라 찹쌀가루가 되겠다’고 말씀하셨다. 이제 이 말씀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바로 지금이다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당과 나라를 위해서 이 모두를 위해서 용기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정책위의장이 “긴급 최고위를 한 지 3일 밖에 안됐다. 일주일이 지났나 열흘이 지났나. 일주일을 못 기다립니까. 저는 계속 유 대표보고 그만두라고 계속 얘기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원 정책위의장이 발언을 마치자 김 최고위원이 “한말씀 드리겠다”며 추가 발언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자 김무성 대표가 “그만해”라고 지시했다. 김 최고위원이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되면 안된다”며 발언을 강행하려 하자 김 대표가 “회의 끝내겠다. 회의 끝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대표님 제게 이러실수 있습니까"라며 "(유 원내대표가)사퇴할 이유가 있는데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소리를 질렀고 일부 의원들은 김 최고위원을 말렸다. 이 과정에서 "김태호 X새끼"라는 거친 말이 나오기도 했다.

회의가 파행되면서 최고위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결정을 좀 더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인제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가 숙고하겠다고 했으니 기다려봐야하지 않냐"며 말을 아꼈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일같이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하는게) 너무하지 않냐"며 "서청원 대표도 오늘 아무 말씀 안 하셨고, 서 대표도 나가면서 "김태호 저거 너무하네"라고 그러시지 않았냐"라며 유 원내대표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