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공휴일까지 겹친 한가위 가배절(嘉俳節), 연휴가 길었지만 가을바람과 함께 아쉽게 지나갔다. 떠나있던 일가친척과 혈육들이 반갑게 만나 그간의 쌓인 회포와 정담을 맘껏 나누고 즐겼다.

세상 한 구석에선 떠올리기 조차 싫은 지도자로 지칭되는 상류 고위 공직자들의 추한 모습도 화두에 올랐다. 도 내에서 차관급의 높은 직위로 모든 이들의 법질서를 지키도록 하고 지도해야할 검사장이란 사람이 노상 성(性) 추태를 부려 손녀 같은 여고생에게 고발을 당하는가 하면 국군 사회에서 손꼽히는 높은 계급의 4성 장군이 술주정을 공중화장실에서 벌였다니 기가 막힐 일들이다.

지도층의 도덕성 결여이다. 국방의 의무를 가진 우리 남정네들은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별표를 붙인 지휘관 승용차량을 정면으로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의 위압감을 다 경험했을 것이다.

세월호 희생자를 다 건져내지도 못한 차제 특별법문제로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느라 민생은 뒷전이 되고, 있으나 마나한 국회의원들의 꼬락서니들이 국회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서글픈 현실이다.

과연 대한민국호가 순항할런지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걱정이 된다. 반갑지 않고 일어나자 말아야 될 일련의 이런 사건들은 모두가 배우고 익히는 학습의 기쁨과 이를 실천하는 도덕성의 결여에서 비롯된 일들이다.

배우고 익혀야 된다는 말은 논어의 첫머리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말이다. 논어라는 책은 공자의 사상은 물론 그 제자와 공자에게 내왕했던 여러 사람들과의 언행이나 문답을 수록한 경전이다.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그것을 제때에 실행하면 기쁘지 아니한가” 흔히들 산업사회에서 자란 우리들은 ‘공자’하면 장유유서, 형식주의, 권위주의등이 떠올라 고리타분한 인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배우고 익혀 실천해야 한다는 이 구절은 천추만대에 평생학습 차원에서 불변의 진리로 이어질 것이다.

사람은 관 뚜껑을 닫을 때 소인은 재물을 남기고 중인은 이름 석자를 남기고 대인은 사람을 남기고 성인은 얼과 혼을 남긴다고 했다. 공자는 성인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스겟소리로 공자보다 더 낳은 것은 “웃자” 란다. 또 “놀자”, “쉬자” 마지막엔 “죽자”로도 말하기도 한다.

어떻든 공자의 인간적인 매력은 고매한 인품과 대인 관계에 달인이며 평생 학습하는 자세이다. 그래서 정치인에게는 정치 리더십을 가르쳐주고 경영자에게는 경영철학과 기법을 제시하고 직장인들에겐 성공적인 직장생활과 자기계발을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이제 우리 예천에도 반쪽이긴 하지만 도청이 온다. 인구 10만의 중도시가 10년 내에 들어선다. 1300여년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와 인물을 자랑하는 예천이 안동에 흡수되느냐 마느냐하는 기로에 선 때에 우리 모두가 한번 애향심을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예천이 제2의 개성이다. 중국인 음석점이 안 된다라는 좋지 않은 말들도 이제 우리 젊은이들의 노력과 배움과 실천으로 불식시켜야 하겠다.

새천년 웅도 예천의 웅비를 위해 남녀노소 발 벗고 뛰어보자.

예천군 문화원장 정희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