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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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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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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8년간 공부했던 오구라 기조 일본 교토대 교수는 "한국은 화려한 도덕 쟁탈전 사회"라며 "도덕을 가지면 모든 걸 독차지하는 도덕, 권력, 부(富)가 삼위일체인 독특한 사회가 한국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도덕성을 아주 높게 요구하는 사회라는 것이다. 도덕성을 잃으면 권력과 부(富)도 동시에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천군의회 의원 9명과 사무국직원 5명은 지난해 12월 20일 해외 연수를 떠났다. 7박 10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도는 코스였는데 지방의회 방문 등 3곳의 공식일정을 빼면 대부분 관광 코스로 짜여졌다. 61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고 한다.

출발부터 문제가 있어서 그런가, 이들이 숙소에서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떠들다 호텔 측으로부터 두차례나 항의를 받았다.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도 술을 마셨다. 현지에서는 불법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민망한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여성의원과 여성 수행원도 있었는데 모 의원은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급기야는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5000달러의 합의금도 줬다고 한다. 쉬쉬하다 소문이 나자 박모 부의장은 밀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자 결국 폭행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박모 의원은 부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여당의 모 국회의원이 공항에서 갑질논란이 있자 처음 부인을 하다가 CCTV가 공개될 수 있다 하니 사과한 것과 동일하다.

만약 블랙박스 영상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치인들이 대부분 입에 물고 다니는 말인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의도와는 다릅니다’라는 말로 위기를 돌파 하려 했을 것이다. 이제는 정치인을 만날 때는 경찰이 범인을 검거할 때 몸에 부착해 다니는 블랙박스인 ‘바디캠’을 가지고 다녀야할 듯하다.

지금 예천군은 지난해 전국규모 체육대회를 19회나 개최한 스포츠 도시라는 것을 기반으로 대한축구협회가 공모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유치에 나설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상황이다. 모든 군민이 이를 이룩하기 위해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등 한창 바쁠 시기이다.

그런데 1월 4일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예천군의회가 1위를 차지하는 등 예천하면 ‘축구종합센터 건립 유치’로 검색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군의회 부의장 폭행’으로 검색이 되고 있다. 예천군의회가 예천군 홍보를 제대로 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조선시대에서는 도덕만 쟁취하면 권력과 부를 동시에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당시 당쟁(黨爭)은 상대의 능력 부족을 지적하는 것보다 도덕적 결함과 문제를 질타하는 데 집중했다. 우리나라는 ‘정권은 정책 실패가 아니라 도덕적 결함 때문에 잃는다"는 말이 있다. 이들이 예천군에서 얼마나 집권할지 모르겠지만 예천군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을 공천해 군의회에 입성하도록 한 지역 국회의원은 아직까지 침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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