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면서 많은 부분들이 속속 바뀌고 있다. 가히 그 속도도 어마어마해서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내가 알던 것들이 구식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 앞에 있는 것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자동차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근에는 지도가 바뀐다. 옛말에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 말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10년이 아니라 5년, 아니 3년 정도이면 지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특히 우리 예천은 내년에 신도청시대가 시작되는 지역의 중심에 있는 만큼 그 변화의 속도는 추정을 불허할만큼 빠르다.

얼마전 예천군 신청사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 보고회와 주민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는 예천군의회, 공무원,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노후된 청사 이전의 절박성에 대해 공감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관공서가 주도한 행사에 주민들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관심이 아주 높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우리에게 집이란 이런저런 시대의 흐름 속에 든든하게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이다. 물론 관공서도 마찬가지이다. 예천군청사도 우리 예천을 든든하게 지켜준 존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청사가 좁다는 의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그 동안 IMF와 공공기관의 호화청사 규제 등으로 중단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화하는 시점에 있다. 신청사 건립이 도청 이전 등 새로운 행정수요에 적절한 대처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앞으로 지역 발전의 신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청사 이전으로 기존 도심의 상권약화 등에 대한 지적이 있다. 그렇지만 위기는 곧 기회로 작동되기 마련이다. 어떤 지역에서나 도시는 팽창하기 마련이다. 이는 곧 지역의 몰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팽창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역기능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찾자. 새롭게 거듭나는 신청사 지역(옛 담배원료공장 부지)은 그 지역의 의미에 맞게 개발하고, 현재의 청사는 거기에 맞게 개발하면 된다. 방법은 있을 것이다. 다만 걱정은 그 방법이 되지 못한다.

옛날 세계대공황의 원인에 대해서 사람들은 공급이 많아서 문제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찾기도 했다. 그런데 훗날 세계대공황의 원인은 수요에 좀 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물건을 만들어 내면 누군가 그 물건을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청사 건립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자. 건설관련 업체, 식당, 자재관련 업체, 농민 등 모두에게 돈이 돌도록 하자.

다만 이러한 정책의 추진에는 핵심은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자. 즉 현재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은 예천군민이기 때문이다. 기존 우리 예천의 역사와 문화 등 지역의 특성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사람’이 사업의 핵심 주체이자 주요 콘텐츠가 되도록 하자.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이 성공의 어느 사업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가족이 집을 짓을 때 가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 아들의 취향, 딸의 취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향을 물어보지 않고 집을 지으면 그 집은 그냥 ‘잠만 자는 집’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집에 대한 각자의 기준이 분명하게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을 채울 적합한 방법을 찾아 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예천군청사도 마찬가지이다. 10번이고 100번이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자. 틀림없이 아름다운 집이 만들어질 것이다.